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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9일 수요일

[눈딱감고 가보는 북큐슈여행②]090803~04 쿠마모토성,아소산,유후인, 그리고 귀환


- 이 여행기는 2009년 8월 1일부터 8월 4일까지의 북큐슈 여행기 입니다. 개인적인 여행기이며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믿을 사람만 믿고, 불안하시면 믿지 마세요.

[눈딱감고 가보는 북큐슈여행②]090803~04 쿠마모토성,아소산,유후인, 그리고 귀환

도착첫날부터 여기저기 많이 돌아봐서일까..
이른 새벽이라 그런걸까..
아님 시차적응이;; 쿨럭;;
정말 일어나기 힘들었다..

하지만 다들 새벽인데도 제시간에 잘 나와있었다.

우리는 조식시간 이전에 떠나야 했기에 야속한 식권만 바라보며 짐을 챙겨 호텔을 나섰다.



새벽의 하카타역 주변

하카타역 주변은 새벽이라 그런지 한산했다.
하카타 교통센터에 가서 쿠마모토행 6시 첫차를 탔다.

차안에서 한숨자고 깨어보니 쿠마모토 근처이다.
현아누나와 잠깐의 수다뒤 쿠마모토교통센터에 도착.
예상시간보다 20분정도 늦은 8시 50분.

교통센터의 티켓발급하는곳에서 아소1호버스의 예약 상황과 게이트 번호, 시간등을 안내받았다.

한시간정도의 시간이 남았기에 근처 쿠마모토성을 관람하기 위해 짐들을 락커룸에 넣었다.




쿠마모토성을 향하는 일행..

한시간정도의 시간이 남았기에 빨리 구경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걸어가는 동안 잠깐의 쿠마모토시내의 정취를 느낄수 있었는데...
도심이었지만 상당히 조용하고, 차분해보였다.
중심에 쿠마모토성의 웅장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쿠마모토성을 보기위해 온 일본인 (애기를 업은 남편)

쿠마모토성 입구는 교통센터에서 도보로 10분정도 걸린다.
높이 솟아오른 성만 보고 무작정 걸어도 대충의 입구는 찾을수 있다.



뭐라적은겨? -_-;;



쿠마모토성 입구에서


구마모토성(熊本城) !! 일본 3대 명성 중의 하나!
이 성은 임진왜란 때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서, 최선봉장으로 우리나라를 침탈했던 가토기요마사(加藤淸正)에 의해 1601년부터 7년간에 걸쳐 축성되었다.
성곽의 넓이는 98만㎡ 이며, 그 둘레가 약 9km에 달하는 웅대한 성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성안에는 천수각이 2개, 성루가 49개 등 많은 건물들이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구마모토성의 특징있는 건축물은 흔히 '성'으로 불리는 높게 솟아있는 천수각과 자연의 지형을 이용해 완강하면서도 적이 침투하기 어렵도록 촘촘하게 쌓여진 성벽이다.
특히 구마모토성의 성벽은 무사들이 도저히 성벽을 오를수 없어 되돌아 간다는 '부시가에시(武士返し)', 쥐새끼 조차도 오르지 못해 되돌아간다는 '네즈미가에시(ねずみ返し)'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교하고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다.
근대로 접어든 일본의 역사적 사건 중에 1877년 일본 최후의 내전으로 불리는 서남전쟁(西南戰爭)이 이 곳 구마모토성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메이지(明治) 신정부에 반대하는 사이고다카모리(西鄕隆盛)가 근대적 무기로 무장한 사쓰마군을 이끌고 정부군이 지키는 구마모토성을 50여일에 걸쳐 공격하지만, 견고함을 자랑하는 구마모토성을 끝내 함락시키지 못해 정부군 승리로 끝이 난다.
그로 인해 쿠마모토성은 일본에서 가장 견고한 성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나 안타깝게도 당시의 건물들은 전쟁으로 인해 거의 소실되었고 현재의 천수각은 1960년에 구마모토시에 의해 재건되어진 것이다.
가토기요마사가 임진왜란 당시 울산성 전투에서 우리나라 권율장군이 이끄는 조·명 연합군에게 성을 포위당해 죽을 고생을 한 경험을 살려 견고한 성을 짓고, 성안에 많은 우물을 팠다고도 알려져 있으며, 구마모토 축성에는 억울하게 끌려간 우리 조상들의 피와 땀과 한이 담겨 있다고도 알려져 있는 성이다.
♠ 개관시간 : 4월~10월  08:30~17:30, 11월~3월 08:30~16:30 (휴관일 12월 29일~31일)
♠ 입장료 : 500엔
♠ 교통편 : 구마모토죠마에(熊本城前) 역에서 하차 후 도보로 10분 소요


출처 : http://tourpro.co.kr



쿠마모토성



쿠마모토성

쿠마모토성의 앞으로 가보면 입구와 출구가 있다.
입구로 들어가보면 쿠마모토성 안으로 들어갈수 있는데 각 층마다 성과관련한 유물과 사진등을 볼수있다.


쿠마모토시 전경



쿠마모토시 전경

제일 윗층에 올라가면 이렇게 쿠마모토시를 한눈에 볼수있다.

일행보다 성내부를 일찍 구경하고 나와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으니, 한국인 아주머니 네분이서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한다.

아주머니 : "찰칵, 찰칵 오케이?"
나 : "네"

그렇게 난 사진기를 들고 아주머니들과 쿠마모토 성을 한폭에 담으려고 앵글을 보고 있는동안 아주머니들이 속닥거리신다.

"야! 고맙습니다가 일본어로 뭐고?" -_-;;

그래서 들으라는 식으로 말했다.

"자~ 찍습니다. 하나~둘, 셋"

아주머니들 "허걱~"

아주머니들은 나의 기이한 차림새를 보고 일본인인줄 알았다고 한다. -_-;;
태국에서도 매번 일본인으로 오해받긴 했지만, 참으로 한국인답지 않게 생기긴 했나보다 -_-;;



쿠마모토를 떠나며

10시 10분에 아소1호 버스를 타야했기에 우린 9시 50분이 되서 후다닥 나섰다.
사실 더 보고싶은것이 많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흠..



아소1호 버스를 기다리는 인파들

10시 10분 5번게이트 .. 안내원이 알려준데로 버스는 제시간에 정류소에 들어섰고 기사아저씨는 예약목록이 적힌 종이를 들고 예약자들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우린 산큐패스를 보여주고 내이름을 말해준뒤 우리일행은 무사히 버스에 오를수 있었다.

사람들은 좀 되는편이지만, 극성수기임을 감안하면 버스를 못탈일은 없었을듯...

그래도 불안하면 예약을 하는게 좋다는 생각...




아소1호 버스 (아소역에서 정차중)

아소1호 버스는 쿠마모토를 출발해 아소역을 거쳐 아소산 분화구에서 90분간 정차 후 유후인을 거쳐 벳부로 가는 버스이다.
중간중간 정차타임이 잠깐씩 있으니 참고하는게 좋다.



아소역

아소역을 지나서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멋진 풍경들을 많이 구경할수 있다.

여유롭게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들,초록빛으로 펼쳐진 산...

특이한점은 산에 나무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아마도 화산이라 뿌리가 깊게 박혀야돼는 나무류는 잘 자라지 못하는게 아닐까하는 추측..ㅎㅎ

그렇게 올라가다보니 차가 아소산 분화구에 정차했다.
생각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인지 90분보다 작은 85분 정도의 시간을 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우리말을 따라 우리는 정차하자마자 식당으로 달려갔다.
사실 아침부터 먹은것이 하나도 없었기에 우리는 굶주려있는 짐승과 다를게 없었다.

원래 아소1호버스는 점심을 제공하는 버스이지만, 우리는 산큐패스로 탑승했기에 점심이 없었다.ㅠㅠ
식당앞에서 메뉴를 정하고 카운터에 우리가 먹을 것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직원은 자꾸 다른말을 하며 우리가 먹을 메뉴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것이었다.
우린 우리말을 잘 못알아 듣나 싶어 계속 우리가 먹을 메뉴에대해 설명을 했다.
계란, 우동, 고기 들어가는 재료는 다 이야기한듯;; -_-

알고보니 그 식당직원은 아소1호버스를 타고왔다면 지금 점심을 먹고 분화구구경을 하려면 시간이 늦을수도 잇으니 먼저 구경을 하고 밥을 먹는것이 좋다는 의견이었다. (오 착하다..ㅡ.ㅡ;;)

우리는 그 말을 따라 굶주린 배를 욺켜쥐고 로프웨이 티켓을 끊었다.

왕복 1000엔 이었던가?
사전 정보에 의하면 편도로 로프웨이타고 내려올땐 걸어내려와도 20분정도 소요되니 걸어내려오는것도 좋다고 되어있었는데 걸어내려오는 시간이라도 아끼자는 마음에 왕복을 끊었다.
하지만 로프웨이 타보니 기다리는시간에 타고가는 시간 더하면 20분은 걸리는듯... -_-;;



로프웨이 안에서

로프웨이는 우리나라의 케이블카정도로 보시면 되겠다.
로프웨이 안에서는 일어와 한국어로 아소산에대한 설명이 나온다.
영어, 중국어 안내는 안하고 외국어 안내는 한국어만 하는걸 보면서 한국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짐작할수 있었다.



아소산 분화구

로프웨이에서 내리면 다시 안내가 나온다. 유황냄새가 독하니 여러 질환이 있는 사람은 올라가지마라.. 머 이런식..

우린 신체건장한 대한민국 청년........ 에서 중년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기에;; 거리낌없이 올라갔다.



아소산 분화구

옥색의 저 물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아소산은 활화산이다.
우리나라엔 잘 알겠지만 휴화산인 백두산과 한라산이 있다.
하지만 난 활화산부터 구경하게 되었네?



부글부글



아소산 분화구

현아누나가 앞에서 넘어지면 데굴데굴 굴러서 통 빠질것 같다고 했다. 하여튼 만화같은 분이시다.ㅋㅋㅋ

또 가끔은 저기에 발을 담그면 어떻게 될까?
라고 하기에
빼고나면 발이 없겠네요. -_-
라고 답해줬다..



아소산 관람코스

저길을 따라서 쭈욱 돌면서 분화구를 볼수 있다.



분화구 일부

아까 그 보글보글 거리는 옥색 탕(?) 외에도 이렇게 분화구의 흔적이 있다.
아마 여긴 많은 열이 전해지지 않는지 풀도 듬성듬성 나있다.



아소산

화산의 흔적
아무런 생명체도 없고 길말고 저위에 서면 뜨거운 아스팔트위에 서있는 기분이다.
지열때문인지 뜨거운 태양열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아소산 관람코스

저길로도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던데 우리는 시간관계상 저기까진 못갔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간다해도 아까 그식당에서 밥을 먹기는 힘들 시간..
식당 종업원의 말을 듣길 잘했다.(고맙군;;)



올라가는 로프웨이의 사람들

우리도 올라갈땐 저렇게 꽉꽉채워서 올라왔지만 내려갈땐 조금 한적하게 내려왔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걸어내려가기때문이겠지?? ㅠㅠ

내려와서 우린 먹을거리를 찾아헤매기 시작했다.
짐승의 썪은시체라도 먹을 하이에나처럼 상점가를 뒤지기 시작..
도시락류라도 먹어볼 요량으로 온 가게들을 다 뒤져봤지만 마땅한것이 없더라는...;;흙;;

차시간이 다되어가자 마음이 급해져서 멤버들은 우왕좌왕.;;;
그냥 눈에 보이는 과자들만 몇개사서 다시 승차했다..

우리는 그 과자들을 씹으며 눈물을 마시며...ㅠㅠ
그렇게 허기를 잠으로 달래며 유후인을 향해 달렸다..

유후인으로 향해가자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비가 오기시작했다.
기어코 유후인에서 내릴때쯤엔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한국에서 떠나기전 현아누님이 나에게 전화로 우산을 가져갈까 말까라고 고민을 이야기할때 짐되니 놔두시라고 말한게 미안해졌다.

우리는 유후인 버스센터에서 내려 버스센터 안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그때 준비성 철저한 진시가 가져온 우산을 펼쳤다.
진시에게 가까운곳에가서 우산을 사오라고 시켜 다행히 우산은 쓰고 돌아다닐수 있었다.
다시 그 빗속에 약도를 뒤적이며 료칸 "하스와"를 찾기 시작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산을 쓰고 가방을 뒤로매면 가방이 다 젖기에 모두들 가방을 앞으로 매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난 긴바지를 입고 있어서 바지까지 걷고 다니고, 암튼 민망한 모습으로 유후인을 휘젓고 다니기 시작했다.



하스와 표지판

다행히 방향을 제대로 잡아서 10여분을 걸으니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표지판만 따라가면 되더군..

료칸 앞에 A4용지의 종이가 붙어있다.
자세히 보니 안에 사람이 없을경우 예약자들의 방을 안내해놓은 것이었다.
하지만 안에 가보니 할머니가 계셨다. (이거 할머니라고 해도 되는걸까;;)
우리를 보자 영어와 간단한 한국어로 방의 위치와 온천위치, 사용방법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식사시간은 저녁은 18:00, 아침은 08:00 라고 알려주시더라는....

일단 우리는 돌아볼것도 없이 방으로 직행.


방으로 가는  복도(Photo by Gihwan)



깔끔한 다다미방 (또 우리짐때문에 더러워졌;;) (Photo by Gihwan)

안에들어가보니 깔끔하고 넓은 다다미방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우린 일단 짐을 풀고 누웠다; -_-;;
한 5분간의 휴식.. 서로 말들도 없다.

잠깐 누운뒤 이후 일정에대해서 말을 나눠보았다.
일단 시간이 오후 5시 10분정도였기에 저녁을 먹고 동네구경을 하는걸로 하고 저녁시간까진 각자 온천할사람은 하고 쉴사람은 쉬기로 했다.

나와 현아누나는 일단 온천을 한판 하기로 했다.
물론 각각 다른탕에 들어갔다; -_-;;

들어가서 바구니에 옷을벗어놓고 비누로 몸을 깨끗이 씻은 다음 탕에 들어가는게 온천 방법..
친절하게도 온천문에 온천하는법에대해 한국말로 잘 설명되어있다. (큐슈로에서 제공한듯)

나도 바구니에 옷을 벗어넣고 몸을씻고 탕에들어갔다.. (상상하지마!)

물은 따뜻했고 온천의 반정도가 노천이라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온천을 했다.
이것이 신선놀음인가? 하아~

그렇게 온천안에서 온천물에 흐물흐물 녹아들고 있다가 곧 저녁식사를 해야했기에 나왔다.

나와서 방에 가보니 현아누난 온통 벌개져있었다. 물이 뜨거웠대나? 난 안뜨거웠는데...
탕에서 반숙이 되어나온 현아누나를 보며 담엔 탕을 바꿔가보자는 식의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료칸주인의 딸로 생각되는 처자가 저녁이 준비되어있다고 알려주었다.


정갈한 하스와의 저녁식사 (Photo by Gihwan)



맛있는 소고기전골 (Photo by Gihwan)

나가보니 식탁엔 각각 방을 표시하는 팻말이 되어있고 사람수에 맞게 상이 차려져있었다. (우린 九龍)

원래 하스와의 저녁 특미는 자라탕인데 미리예약을 해야하는 관계로 먹어보진 못했다. (현아누나가 참 먹고싶어 했는데 말이야;;ㅋ)

우린 하루종일 굶어서 제대로된 식사는 이것이 처음이었다.
정말 거지처럼 먹었다;;;
입맛에 맞니 안맞니를 따질 때가 아니었다.
모두 밥을 두그릇씩 먹어치웠고, 난 반찬을 하나도 남기지 않는 기염을 토했다.ㅎㅎ

시장이 반찬이라지만, 대부분 맛도 좋을뿐더러 너무 먹기좋게 깔끔한 모양새라 맛이 없을수가 없었다.

먹고나면 복분자쥬스 같은 것을 디저트로 준다. (어느 여행기에선 아이스크림줬다던데 쩝;;)

아무튼 이제 배도 채웠겠다.
외출하러 고고...



외출을 나서는 일당

억수같이 내리던 비는 우리가 나갈때는 벌써 다 그쳐있었다.
여기도 아열대 지방인건가;;; 왠 스콜이 이리 심하게;;


유후인 하늘을 가르는 전투기




유후인 풍경 (곳곳에 연기가.... 밥하는건가??-_-)

진시가 한곳을 지정해 유후인의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0분 , 20분을 걸어가면 걸어갈수록 역에서는 조금씩 보이던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분명 상점이 많은 곳이라면 관광객등의 사람들이 보여야 함에도 논밭만 더 펼쳐질뿐;;;
용기를 내어 "우리가는 길 이건 아닌거 같다"라고 반항했다;; -_-;;

계속되는 나의 반항에 진시와 큰길로 가보자는 타협점을 찾았다.

큰길로 나가보니 쭈욱 이어져있는 상점가들이 나왔다.

하지만.... 문이 닫혀있었다.

이곳을 보아도 저곳을 보아도 모두 닫힌 가게들...
한국에서 미리 알아둔 "금상고로케"를 서둘러 찾아보았다.
일본전역에서 펼쳐진 고로케 대회같은것에서 금상을 받았다고 금상고로케;;;
환상의 맛이라던데...

조금 걷다보니 보이는 "金賞" 이라는 글자가 보여 서둘러 가보았다.
불은 켜져있었고, 뒤돌아서 설겆이를 열심히 하시는 주인...
"쓰미마셍~~" 이라고 말을 걸자...
"쏘리, 클로즈" 라고 답해주는 친절한 그녀..ㅠㅠ

아아아아앜...

금상고로케뿐만 아니다.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다.

대부분의 가게들이 PM 5:30까지 영업을 하더라는....
아니 이동네사람들은 회사도 안다니는거야?
회사다니는사람들은 뭐 사먹을수도 없겠네.. 된장된장된장!!

좌절하고 있는 사이... 진시는 아까 가던길로 계속가본다고 한다.
그곳에 가면 미야자키하야오의 작품들이 즐비한 가게들이 있대나??
어차피 문 다 닫았을텐데 뭐...ㅠㅠ

허탈한 마음에 여덟시 반에 유후인 버스센터에서 만나기로 하고 진시가 길을 잃어버리든 말든 혼자 가보라고 보낸뒤 우리는 유후인 역쪽으로 투벅투벅 걸어왔다.

유후인 역근처에 와보니 아까 우리의 우산을 팔았던 팬시점과 마트같은 상점하나, 그리고 주점들만 불이 밝혀져있었다.
아직 일곱시인데 동네는 칠흙같은 어둠에 쌓여가고 있었다;; -_-;;

팬시점에서 선물이라도 몇개 살만한게 있을랑가 싶어 들어가 보았으나, 특별히 눈에 띄는것은 없었다.
괜히 면세점에서 사지않아도 유후인가게에서 선물을 살수있다고 기환이를 꼬신 내가 싫다.. 미치도록 내가 밉다.. (이거 맞나?)

기환이도 힘없이 여덟시반까지 돌아올테니 혼자돌아보겠다고 한다.
그러라고 했다.

현아누나와 나만 남아있다가 역근처 마트에서 다음날 먹을거리를 사러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이쁜과자들이 즐비했다.

또 언제 선물거리를 살지 몰라서 한국 지인들의 입막음용으로 먹을거리 몇개를 주워담았다.

그렇게 쇼핑답지 않은 쇼핑을 마쳐도 일곱시 반;;;

일단 짐과 우산을 숙소에 갖다놓고 여덟시반에 맞춰서 버스센터로 돌아오자고 말을 맞춘뒤 우린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누웠다 -_-;;

현아누난 잠이 들었고, 난 티비를 봤다.
여덟시 십오분쯤 되서 나가려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기환이와 진시가 들어온다;;;

아 니네들은 왜 들어온거냐고 따지자, 그냥 들어왔단다.. 이런...

자!! 이제 우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본의 음주문화를 즐길시간이잖아?

그런데 자고 있던 현아누난 몸상태가 좋지 않은지 일어나지 않으려고 하고 진시마저 축쳐져 일찍 잘거라한다...
아놔~~!!

불안한 마음에 기환이의 눈치를 봤다.
오 그래도 기환이는 같이 갈 행세다..
역시 영혼충만한 넘;;

할수없이 기환이와 나만 둘이서 밤거리로 나왔다.

역근처의 주점이 드문드문 보였던 기억이 나서 역근처로 둘이서 다정하게 걸었다;;

여덟시 반쯤되서 이렇게 컴컴한 동네는 처음 봤다 -_-;;
한국이라면 이시간쯤이면 한참 달릴때인데;;; (헉;; 우..운동을 한다는;;;)

그렇게 걸어서 역근처로 간뒤 사람이 적당히 많은 주점에 자리를 잡았다.

일단 주점안엔 외국인은 오로지 우리둘뿐인듯;;;
모두 일본인들이 있는 술집..

오우 좋아!! 일본스러운것을 체험한다는 것은 늘 즐거운일이다.

그런데...
주인이 영어나 한국어를 못하는듯...

우리는 자리를 잡고 한참동안이나 주문을 못하고 헤메고 있었다.
맥주가 "비루"라는 정도만 알뿐, 메뉴판을 알아볼리가 없잖아!!!!

우리가 헤메고 있자.. 주인은 우리가 한국인인걸 알아챈듯 한국어로 된 메뉴판을 준다.
아니 메뉴판이라기 보다는 메뉴와 간단한 설명이 적혀있는 A4종이 몇장을;;;;

분명 글씨체로 보아 한국인이 적어준듯한 그 종이는 메뉴마다 알아듣기 편한 설명이 곁들여져 메류를 고르기에 수월해졌다.

처음엔 생맥주두잔과 모듬꼬지 같은걸 시켰다.
생맥주가 아사히인지 하이트인지 그딴건 모르겠고 가장 그나라스러운 술집에서 그리고 일본인들만 있는 공간에서 술을 마신다는게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기환이와 나는 작년 태국여행에 대한 추억등을 이야기했다. 영혼 충만한 자들의 이야기 아니겠는가.. 푸하하하

안주가 떨어져가자 이번엔 기환이가 옆에서 일본인들이 먹고있는 튀김이 먹고싶어졌나보다...
주인을 부른다...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저거달라는 제스츄어를 보낸다;;;
잘 못알아듣는듯...
계속 아니 저거~ 라는 식으로 보채자 주인은 그 안주가 있는 곳까지 와서 친절히 짚어가며 확인해서 그것을 시켜준다.
닭튀김이었다.

맛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기분좋게 적당한 음주를 마무리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현아누나와 진시는 뻗어있었고 우린 온천을 한번 하고 자기로 했다.


온천 (Photo by Gihwan)

유카타를 입고 온천으로 쪼르르 가서 개운하게 온천을 마치고 유카타입고 사진찍기 놀이도...


이거 꼭 입어보고 싶었다..

음.. 좀민망하긴 하다.ㅋ

기환이 사진도 찍어줬는데........... 좀 많이 민망하게 나와서 패스 -_-;;

한동안 킥킥대며 사진찍기 놀이도 하고 티비도 보다가 잠이들었다.



료칸 방안에서

아침일찍 일어났다.
첫차를 타고 하카타로 넘어가야했기에 일찍일어나 온천도 한번 더했다.

씻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침이 준비되었단 소리가 들려온다.
우리는 아침식사시간보다 일찍나서야 했기에 아침은 못먹을거라 생각했는데 현아누나가 료칸주인에게 그이야기를 했더니 친절히도 우리 나서는 시간에 맞춰서 식사를 준비해주더라는;;; 감동의 서비스;;ㅠㅠ



아침의 하스와 전경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와 준비를 마치고 나가려고 하자 버스타는곳까지 차로 데려다 주신단다..ㅠㅠ
아놔 이거 완전 감동의 서비스 연타!!


하스와 역 전경

데려다준 료칸주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버스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버스센터에서 후쿠오카행 첫차를 타고 우리는 그렇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유후인을 떠났다.



떠날때의 하카타항

그래도 이젠 이틀정도의 여행을 했다고 버스도 잘타고 헤매지도 않고 길도 잘 찾는다.ㅋ

별 무리 없이 하카타국제여객터미널까지 왔다.

일본식 컵라면도 먹고싶어 편의점에 갔더니 몇개 남지 않아 싹쓸이 구매도 해서 카멜리아 탑승.
점심으로 컵라면과 맥주 한캔을 마시고 여독을 배안에서 풀 요량으로 오는내내 자고 또 잤다.

부산으로 돌아와 서울사람 기환이에게 국밥으로 저녁을 대접하고 다시 모두 각자의 길로 돌아서며, 우리의 3박4일 일정이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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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느낀것은

1. 역시 짧은 여행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것.
2. 여행의 묘미는 예측불가능한 변수에서 온다는 것.
3. 여행에선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 -_-;;
4. 빠듯한 일정보단 많이 쉬며, 많이 먹는것이 더 많이 남는다는 것.^^

여행은 충동적이지만 여운은 오랫동안 남는것 같다.
아직 국내여행지도 많이 돌아보진 못했지만, 한살이라도 어렸을때 많은 나라에서 가장 그나라스러운 것들을 느껴보는것은 큰 재산이라 생각한다.

난 또 다시 기회가 된다면 가방을 메고 떠날것이다.
내 마음과 내 환경과...... 내 지갑이 허락한다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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